289

루카의 사무실에 있는 가죽 의자가 평소보다 훨씬 차갑게 느껴졌다. 발렌티나는 무릎 위에 가장 불편한 자세로 손을 맞잡고 앉아 있었다. 누군가 지켜보고 있었다면 그녀의 긴장감을 분명히 읽을 수 있었을 정도로 손가락이 어색하게 얽혀 있었다. 그녀의 머릿속은 마치 귓가에 알레시아의 '유 빌롱 투 미'가 반복해서 울리는 것처럼 같은 생각이 맴돌았다. 로베르토. 그 이름은 그녀의 가슴에 무거운 돌덩이처럼 짓눌렀고, 아무리 애써도 떨쳐낼 수 없었다.

그녀는 몇 년 전, 아버지의 서재 밖에서 긴급한 전화 통화 중에 그 이름을 한 번 들은 ...

로그인하고 계속 읽기